_()_읽다가 이 구절이 참 많이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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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한 잔의 차를 마실 때마다 마음속으로 기도문을 외거나 생명 가진 존재들을 위해 축원문을 암송했다면 저는 히말라야보다 높은 공덕을 쌓았을지도 모릅니다."
읽다가 이 구절이 참 많이 와 닿았습니다.
오늘 날이 많이 싸늘합니다. 커피 한 잔, 차 한 잔 하시면서 함께 공덕을 쌓아보아요. _()_
<생에 단 한 번> - 류시화
집필실에 손님이 오면 주로 감자나 고구마를 대접합니다. 평소에 즐겨 먹을 뿐 아니라 대화를 정겹고 소박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차를 곁들입니다. 아침 명상 후에는 녹차 한 잔이 정신을 깨웁니다. 오후에는 홍차나 허브티를 마십니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묵혀 놓은 보이차를 꺼내고, 비 오는 날에는 왠지 말차가 좋습니다. 이른봄에는 남쪽 지방에서 오는 우전이 기다려집니다. 십 년 넘게 매해 어김없이 햇차를 보내 준 일본의 지인도 있었습니다. 어느 해에 차가 오지 않았는데 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한 원로 시인이 요즘 문인들은 술을 마시지 않아서 치열함이 없다고 했는데 그 말도 맞겠지요. 그러나 이른 아침 갠지스 강가에서 초벌구이 진흙 찻잔으로 마시던 짜이, 라다크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할 때 무뚝뚝하기만 하던 숙소 여주인이 텃밭에서 뜯어다 우려 준 민트 차, 콜카타에서 10시간 넘는 기차 연착에 항의하러 가자 역장이 "아무 걱정하지 말라. 기차는 '정해진 시간'에 오게 되어 있다."며 권하던 다르질링 티, 찻잔의 차를 찻잔 받침 접시에 따라서 후루룩 소리 내며 마시던 캐시미르 티, 내전이 한창이던 스리랑카에서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 준 실론 티, 네팔 트레킹 때 밤새 떨다가 히말라야가 보이는 베란다에 앉아 추위를 녹이던 일람 티, 티베트 고원에서 매일 물처럼 마신 짠맛 나는 버터 티… 종교인들은 염주 알을 세며 기도문을 외거나 108배를 합니다.
일 년에 만 잔이 넘는 차를 마셔 왔으니, 만약 한 잔의 차를 마실 때마다 마음속으로 기도문을 외거나 생명 가진 존재들을 위해 축원문을 암송했다면 저는 히말라야보다 높은 공덕을 쌓았을지도 모릅니다.
차에 관한 아름다운 일화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인생의 쓴맛을 본 남자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여기고 혼자 산으로 갑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장소를 찾던 그는 우연히 근처 절의 노승과 마주칩니다. 남자의 얼굴에서 절망을 눈치챈 노승은 차 한 잔 마시자며 남자를 자신의 암자로 데려갑니다. 방에 도착한 노승은 차통에서 찻잎을 꺼내 찻주전자에 넣습니다. 그리고 찬물을 떠서 찻주전자에 붓고는 곧바로 찻잔에 따라 남자에게 건넵니다.
남자가 머뭇거리자 노승이 말합니다.
"귀한 차이니 어서 마셔 보시게."
남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노승의 권유대로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십니다. 노승이 묻습니다.
"차맛이 어떻소?"
남자가 말합니다.
"그냥 물맛밖에 안 나는데요. 차를 우리려면 뜨거운 물을 부어야 하지 않나요? 찬물로는 차맛이 우러날 수 없을 텐데요."
"아, 그렇지! 그 말이 옳아요!"
노승은 웃음을 터뜨리며 이번에는 물을 펄펄 끓입니다. 그러고는 뜨거운 물을 부어 우린 차를 남자의 찻잔에 따라 줍니다.
남자는 조심스럽게 찻잔을 입으로 가져갑니다. 아까와는 달리 진하고 향긋한 차향이 입안을 채웁니다. 차를 목으로 넘긴 후에도 잔향이 그윽하게 남아 있습니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릅니다.
"차맛이 정말 좋습니다!"
노승이 말없이 미소를 짓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미소 지은 얼굴로 잠시 서로를 바라봅니다. 갑자기 남자는 깨닫습니다. 차가운 물에는 차향이 우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뜨거운 물에 우려야만 찻잎이 지닌 본연의 깊은 맛과 특별한 향이 우러난다는 것을. 인생의 깊은 맛 또한 그렇다는 것을.......
읽다가 이 구절이 참 많이 와 닿았습니다.
오늘 날이 많이 싸늘합니다. 커피 한 잔, 차 한 잔 하시면서 함께 공덕을 쌓아보아요. _()_
<생에 단 한 번> - 류시화
집필실에 손님이 오면 주로 감자나 고구마를 대접합니다. 평소에 즐겨 먹을 뿐 아니라 대화를 정겹고 소박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차를 곁들입니다. 아침 명상 후에는 녹차 한 잔이 정신을 깨웁니다. 오후에는 홍차나 허브티를 마십니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묵혀 놓은 보이차를 꺼내고, 비 오는 날에는 왠지 말차가 좋습니다. 이른봄에는 남쪽 지방에서 오는 우전이 기다려집니다. 십 년 넘게 매해 어김없이 햇차를 보내 준 일본의 지인도 있었습니다. 어느 해에 차가 오지 않았는데 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였습니다.
한 원로 시인이 요즘 문인들은 술을 마시지 않아서 치열함이 없다고 했는데 그 말도 맞겠지요. 그러나 이른 아침 갠지스 강가에서 초벌구이 진흙 찻잔으로 마시던 짜이, 라다크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할 때 무뚝뚝하기만 하던 숙소 여주인이 텃밭에서 뜯어다 우려 준 민트 차, 콜카타에서 10시간 넘는 기차 연착에 항의하러 가자 역장이 "아무 걱정하지 말라. 기차는 '정해진 시간'에 오게 되어 있다."며 권하던 다르질링 티, 찻잔의 차를 찻잔 받침 접시에 따라서 후루룩 소리 내며 마시던 캐시미르 티, 내전이 한창이던 스리랑카에서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 준 실론 티, 네팔 트레킹 때 밤새 떨다가 히말라야가 보이는 베란다에 앉아 추위를 녹이던 일람 티, 티베트 고원에서 매일 물처럼 마신 짠맛 나는 버터 티… 종교인들은 염주 알을 세며 기도문을 외거나 108배를 합니다.
일 년에 만 잔이 넘는 차를 마셔 왔으니, 만약 한 잔의 차를 마실 때마다 마음속으로 기도문을 외거나 생명 가진 존재들을 위해 축원문을 암송했다면 저는 히말라야보다 높은 공덕을 쌓았을지도 모릅니다.
차에 관한 아름다운 일화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인생의 쓴맛을 본 남자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여기고 혼자 산으로 갑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장소를 찾던 그는 우연히 근처 절의 노승과 마주칩니다. 남자의 얼굴에서 절망을 눈치챈 노승은 차 한 잔 마시자며 남자를 자신의 암자로 데려갑니다. 방에 도착한 노승은 차통에서 찻잎을 꺼내 찻주전자에 넣습니다. 그리고 찬물을 떠서 찻주전자에 붓고는 곧바로 찻잔에 따라 남자에게 건넵니다.
남자가 머뭇거리자 노승이 말합니다.
"귀한 차이니 어서 마셔 보시게."
남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노승의 권유대로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십니다. 노승이 묻습니다.
"차맛이 어떻소?"
남자가 말합니다.
"그냥 물맛밖에 안 나는데요. 차를 우리려면 뜨거운 물을 부어야 하지 않나요? 찬물로는 차맛이 우러날 수 없을 텐데요."
"아, 그렇지! 그 말이 옳아요!"
노승은 웃음을 터뜨리며 이번에는 물을 펄펄 끓입니다. 그러고는 뜨거운 물을 부어 우린 차를 남자의 찻잔에 따라 줍니다.
남자는 조심스럽게 찻잔을 입으로 가져갑니다. 아까와는 달리 진하고 향긋한 차향이 입안을 채웁니다. 차를 목으로 넘긴 후에도 잔향이 그윽하게 남아 있습니다.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지릅니다.
"차맛이 정말 좋습니다!"
노승이 말없이 미소를 짓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미소 지은 얼굴로 잠시 서로를 바라봅니다. 갑자기 남자는 깨닫습니다. 차가운 물에는 차향이 우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뜨거운 물에 우려야만 찻잎이 지닌 본연의 깊은 맛과 특별한 향이 우러난다는 것을. 인생의 깊은 맛 또한 그렇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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