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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중일기

    산사에서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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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서류를 작성하고 철하고 보내는
    등의 일을 보아야 하는 교무소임을 맡아 정신없이 소임을익히며
     메주 4가마니 쑤어 만드는 운력도 대중스님들과 더블어 하고
    올해는 초가을에 비가 많이 와서 알이 덜찬 배추 1000포기 김장도
    도우미 보살님들과 함께 거뜬히 담구어 놓고, 
     
    정성스런 자비참기도를 시작으로 석남사스님들은
     동안거 겨울나기에 들어 갔읍니다.
    금당과 정수선원에서는 비록 식당 불사관계로 선객을 받지 못했지만
    몇몇 본사 스님들께서 성성하게 마음 밝히는 안거에 들어 갔고
    내년에  전문강원에 가야할 새스님들은 대중받드는 소임을 사는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으며 몇일전부터는 행자님들에게
    처음 출가한 초심자는 어떠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간곡하게 설해놓은 初發心自警文을 가르키며 
    오래오래 初心으로 수행하며 살아가는 일이 결코 쉬는 것이 아님을
    수행자로서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며 반성해 봅니다. 
     
    이제는 모두 잎을 떨구어 버린 裸木들이 찬바람에 의연히 흐르는
    가지산을 바라보며 가야할때를 알아 기꺼이 떠난 낙엽들의 초췌한
    속삭임들이 참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렇게 우리 산사의 식구들도 담담하게 겨울나기를 익혀야
    될것 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