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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로 본 현대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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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신문 2005-08-22 제2156호
    교단개혁모색기(1981~1993)
     
    종지종풍 확립 성철스님, 불교학자 이기영
     
    1980년대 불교는 두 개의 큰 사건을 만나며 불교자주화, 자기정체성 확보, 불법(佛法) 실천을 통한 사회참여의식 등이 고양된다. 1979년 12.12사태로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1980년 10월27일 전대미문의 법난을 일으키자, 불교도들의 누구나 시대와 불교가 무관하지 않음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신군부세력은 1980년 10월27일 새벽4시를 기해 전국 3000여 사찰에 용공분자와 범법자를 색출한다는 빌미로 계엄군을 투입, 사찰과 스님 및 신도 1만7000여명을 강제 연행하는 훼불을 범했다. 이것이 일명 ‘X45작전’이라 불리는 10.27법난이다. 당시 많은 스님과 불자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특히 미주 포교활동에 헌신하던 숭산스님(崇山. 1927~2004)은 전두환 국보위위원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단식 농성을 진행했다.
     
    스님은 미국인 제자들을 통해서도 신군부 세력의 부당한 행동에 대해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법난을 겪으면서 불교는 자주화와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고, 10.27법난 진상규명 등 사회 민주화를 요구하며 다양한 사회참여활동을 시작한다.
     
    불교개혁의 단초를 마련한 교계 내부의 일은 1983년 일어난 ‘신흥사 살인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그해 9월 조계사에서 승려대회가 열리고 불교개혁과 정법수호운동을 다짐하며 비상종단이 출범한다. 결국 불교는 두 차례의 치명적인 사건을 거치며, 비상종단 총무원장 서운스님(瑞雲. 1903~1995)을 중심으?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에 이른다.
     
    한편 원효사상 연구의 권위자로 동국대학교 교수였던 이기영(李箕永. 1922~1996)도 1960년대 이후 한국불교학 연구에 새 지평을 열어왔지만, 이 시대에 특히 주목받았다. 연구와 신행을 병행, 불교학자가 어떤 길을 걸어야 되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기영은 한국불교연구원을 설립하고, 수십 권의 연구서를 펴내 한국불교 연구에 질적 비약을 이뤄냈다.
     
    교단현대화기(1994~현재)
     
    어린이포교 석주스님, 해외포교 숭산스님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불교는 빠른 현대화 과정을 거쳤다.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등으로 별원화 되면서 전문성이 확보됐고, 독자적인 교육 포교 역경 연구 사업도 가능하게 됐다. 출가연령, 승가고시, 승가대학원 개설, 선원 강원 율원 정비 등 승가교육체계도 정착됐다. 이 시기 인물들은 대부분 현재도 생존하며 교단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시기 인물 중 빼놓을 수 없는 스님은 유치원 설립 등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남다른 관심과 실천을 보였던 전 조계종 원로 석주스님(昔珠. 1909~2004).
     
    스님은 청소년 교화와 불경의 한글 편찬에 힘쓴 공로로 포교대상을 받기도 했다. 해외포교에 진력하다 입적한 숭산스님도 빼놓을 수 없다. 비구니 스님들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전국비구니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혜춘스님(慧春. 1919~1998)은 목동청소년회관 관장을 맡으며 청소년 포교에 남다른 원력을 펼쳤고, 전국비구니회 총재를 지낸 인홍스님(仁弘. 1908~1997)은 비구니회의 위상을 높이고 비구니 스님들의 사회참여활동 폭을 넓혔다.
     
    # 향후 전망
     
    지난 60년을 돌아보면 반드시 그 시대에 적합한 인물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시대가 인물을 필요로 하고, 인물은 시대를 이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생각하면 두말할 필요가 없는 분석이리라.
     
    그러나 지난 60년 동안 교단을 주도한 출.재가 그룹은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다.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1950∼1980년 초반까지는 ‘부처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노력한 승가’(1세대-전통 사부대중)와 재가자들이 교단을 주도했다. 교단재편기와 승단정화기를 거치며 새롭게 형성된 이들은 거의 30년간 교단안팎에서 활동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교단은 체계화됐고, 안정을 되찾았다.
     
    1980년대 이후에는 불교만이 아닌 사회사상의 흐름에 눈뜬 ‘출.재가 그룹(2세대-개혁 사부대중)’이 성장했고, 이들은 교단에 지속적인 변신을 요구, 1990년대 교단은 마침내 개혁됐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이후 ‘불교와 사회사상(생명 평화 환경)을 함께 이해.융합한 그룹’(3세대-융합 사부대중)이 등장, 교단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물론 융합 사부대중 뒤편에는 전통승가교육시스템에 의거해 교육받는, ‘수행과 안목을 겸비한 승가와 불교적 이해에 투철한 재가자들(4세대-젊은 사부대중)’이 자라고 있다.
     
    앞으로 60년은 어떤 사람이 교단을 이끌게 될까.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행과 포교에 철저한 인물(그룹)이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는 점차 투명해지고, 개인은 조직 속에 포섭되는 추세이기에 수행을 통해 길러진 통찰력과 포교과정에 역량이 확인된 인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철저한 수행을 통해 형성된 통찰력과 비전제시를 통한 포교극대화가 앞으로의 한국불교 발전에 가장 필요한 요소”(김광식 부천대 교수)이기에, 수행과 포교에 진력한 인물(그룹)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배재수 기자 dongin21@ibulgyo.com
     
    선정된 인물 60 출생 순
     
    인명(한자) 생몰연대 주요경력
     
    한영(漢永)스님 1870~1948 조선불교 교정
    석우(石友)스님 1875~1958 정화종단 종정
    한암(漢岩)스님 1876~1951 조선불교 조계종 종정
    만암(曼庵)스님 1876∼1956 고불총림 방장
    권상로(權相老) 1879~1965 동국대 총장
    진호(震湖)스님 1880~1965 만상회(卍商會) 운영. 〈팔상록〉 저자
    대륜(大輪)스님 1883~1979 태고종 종정, 금강산 유점사주지
    김영수(金映遂) 1884~1967 실상사 주지, 동국대 초대학장
    이종욱(李鍾郁) 1884~1969 조선불교 조계종 종무총장
    혜암(慧庵)스님 1885∼1985 조계종 덕숭총림 방장
    황의돈(黃義敦) 1887~1964 불교사학자, 동국대 교수
    용음(龍吟)스님 1887∼1950 마곡사 조실. 불교의식의 대가
    효봉(曉峰)스님 1888∼1960 조계종 종정
    고봉(古峯)스님 1890~1961 대선사
    동산(東山)스님 1890~1965 정화종단 종정
    운허(耘虛)스님 1892~1980 최초 한글판 〈불교사전〉 간행
    경봉(鏡峰)스님 1892~1982 통도사 호국극락선원장
    금오(金烏)스님 1896~1958 정화종단 부종정
    백성욱(白性郁) 1897~1981 내무부 장관, 동국대 총장
    전강(田岡)스님 1898∼1975 통도사 조실, 인천 법보선원 조실
    김법린(金法麟) 1899~1964 문교부 장관, 동국대 총장
    장경호(張敬浩) 1899~1975 동국제강 창업주, 대한불교진흥원 설립
    대은(大隱)스님 1899~1989 〈불교시보〉 창간
    고암(古庵)스님 1899∼1988 조계종 종정
    김잉석(金芿石) 1900~1965 화엄학자, 동국대 교수
    고봉(高峯)스님 1901~1967 대강백
    벽안(碧眼)스님 1901~1987 조계종중앙종회 초대의장. 동국대 이사장
    청담(靑潭)스님 1902~1971 조계종 종정.총무원장
    김동화(金東華) 1902~1980 동국대 교수
    서운(瑞雲)스님 1903~1995 조계종 총무원장
    최범술(崔凡述) 1904-1979 국회의원
    조명기(趙明基) 1905~1988 동국대 총장. 불교사학자
    보성(寶城)스님 1906~1998 동국대 총장. 태고종 종정
    전진한(錢鎭漢) 1907~1972 초대 사회부장관
    김달진(金達鎭) 1907~1989 시인, 역경가, 동아일보 기자, 해군사관학교 교관
    영암(映岩)스님 1907∼1987 조계종 총무원장, 동국대 이사장, 동국역경원장
    인홍(仁弘)스님 1908~1997 전국비구니회 총재
    구산(九山)스님 1909~1983 조계총림 방장
    석주(昔珠)스님 1909~2004 조계종 총무원장, 동국역경원이사장
    석암(錫巖)스님 1911~1987 조계종 전계대화상
    자운(慈雲)스님 1911∼1992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성철(性徹)스님 1912~1993 조계종 종정
    향곡(香谷)스님 1912~1979 동화사 선암사 선학원 조실
    월산(月山)스님 1912~1997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서옹(西翁)스님 1912~2003 조계종 종정
    탄허(呑虛)스님 1913~1983 월정사 조실. 〈신화엄경합론〉 편찬
    월하(月下)스님 1915~2003 조계종 종정
    경산(慶山)스님 1917~1979 조계종 총무원장
    우정상(禹貞相) 1917∼1966 동국대 교수
    이한상(李漢相) 1917∼1984 불교신문사 사장, 세계불교도우의회 상임부회장,
    혜춘(慧春)스님 1919~1998 전국비구니회 초대 회장
    조지훈(趙芝薰) 1920~1968 고려대 교수
    혜암(慧菴)스님 1920~2001 조계종 종정
    이기영(李箕永) 1922~1996 동국대 교수
    안계현(安啓賢) 1927~1981 동국대 교수
    광덕(光德)스님 1927~1999 대불련 초대 지도법사, 대각회 창립, 불광사 창건
    숭산(崇山)스님 1927~2004 불교신문사 사장, 화계사 조실
    일타(日陀)스님 1929~1999 조계종 전계대화상, 원로의원
    고익진(高翊晉) 1934~1988 〈한국고대불교사상사〉 저자. 한국불교전서 편찬실장

    ▲도움 말 : 정광호(전 인하대 교수), 김광식(부천대 교수), 서재영(동국대 강사. 논설위원)
    ▲참고 자료 : 〈한국근세불교백년사〉(삼보학회. 1965), 〈1945년 이후 한국종교의 성찰과 전망〉(한국종교사회연구소 편. 민족문화사. 1989), 〈한국근대불교사 연구〉(김광식 지음. 민족사. 1996), 〈한국기독교회와 국가, 시민사회 1945-1960〉(강인철 지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1996), 〈한국불교최근백년사 편년〉(정광호 지음. 인하대출판부. 1999), 〈한국 종교문화연구 100년〉(김성례 외 지음. 청년사. 1999), 〈한국근현대불교사 연표〉(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2000), 〈근현대불교의 재조명〉(김광식 지음. 민족사. 2000), 〈불교근세백년〉(강석주 박경훈 공저. 민족사. 2002), 기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