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지 팥죽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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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팥죽의 단상
어느 날부터인가 동짓날이 되면 생각나는 분이 있다.
출가한 딸자식 찾으러 봉고차 한가득 친지들과 석남사를 오셨던 모친.
출가한 지 채 한 달이 안 된 나는 친지들이 와서 행자님을 데리고 갈려고 한다는 말에 숨어서 모두 돌아가고 난 뒤, 어둑어둑 해져서야 나왔다.
그 날 저녁, 그래도 집에 전화를 드려라는 스님들의 말씀에 모친의 애타는 듯한 눈물섞인 목소리는 애써 모른 체하며,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하며, 간단하게 통화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해로부터 8년 후 처음으로 그 날 오셨던 이모님께서 그 날의 얘기를 해주셨다.
“스님, 언니(모친)가 그러데예, ‘내 평생 이렇게 맛있는 팥죽 먹어보긴 처음이다. 아(아이) 찾으러 와서, 아는 얼굴도 못보고 팥죽만 먹고가네’ 라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러시데예”
그 당시 60이셨던 모친은 한 평생 직접 팥죽을 쑤시면서, 이집저집의 팥죽을 드셨을텐데, 그래도 석남사의 팥죽이 당신 한 평생 드셔본 것 중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시니…..
그날 정말 석남사의 팥죽이 맛이 있었던 것인지, 아님 불보살님의 가피로 모친의 팥죽을 특별히 더 맛있게 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친의 슬픔을 잠시나마 위로를 해주셨는지 알 수는 없다.
이 얘기를 들은 이후, 어느 날부터인가 동짓날이면 모친과 석남사의 팥죽이 생각난다.
맛과 가피가 있는 석남사 팥죽!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동짓날 석남사 팥죽 드시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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