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락시설 공사중… 수행환경 파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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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1999-07-13 1726호
건축주 토지교환 약속 묵살 "전기톱질" 강행
석남사가 위치한 경남 제일 명산 가지산(迦智山)은 울주군 상북면과 밀양군 산내면 청도 운문면 사이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운문산 문복산 천황산 등 태백산맥 지붕인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1,240m)다.
경관이 수려하고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한 이 일대를 ‘영남알프스’라 하는데 가지산은 이들 산 가운데서 군계일학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에 영남알프스에도 개발 열풍이 불어 인근 밀양재까지 위락시설이 들어서고 있어, 그나마 석남사가 위치한
가지산만이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상태. 석남사 일주문 앞 식당 건축은 이제 석남사와 가지산마저 개발태풍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석남사와 울산 경남지역 시민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근 저지운동에 동참한 시민단체들도 ‘합법’이라는 명분하에 위락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 환경훼손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석남사와 연대에 적극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이 건축을 허가하고 묵인한 울주군에 대해 강력 항의할계획이다.
석남사 스님들은 공사가 강행되자 지난달 26일부터 공사장에서 철야정진을 계속하고 있다. 업주가 야간공사까지 벌이며 조립식 통나무집 뼈대를 올려놓는 등 철회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석남사가 “개발을 않는 대신 다른 석남사 땅을 교환해 보상해 주겠다”고 하자 이를 울주군 관계자와 지역 언론사가 입회한 가운데 합의했지만 다시 생각을 바꿔 “석남사 바로 앞 땅이 아니면 안된다”며 법정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건축주는 공사를 막기위해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천인공노할 짓도 저질렀다. 인부들은 침묵 시위하는 스님들 머리 위
나무에 발을 걸치고 위협적으로 전기 톱질을 서슴지 않았고, 톱밥이 날리고 나무조각이 떨어져 일부 스님들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울주군도 ‘재산권 보호’ ‘합법’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할 뿐, 천년고찰과 영남제일 명산을 살리겠다는 사찰 시민단체의
견을 묵살하고 있다. 그래도 스님들은 열흘이 넘게 차가운 땅바닥에서 철야정진을 하며 몸을 던져 공사를 막고 있다.
이 일이 비구니 제일선찰 석남사와 가지산을 살리느냐 마느냐의 첫 시발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