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불사의 영험담 -원나라 공주의 청평사 가사불사(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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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에 들어가 몸을 깨끗이 씻고 절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밥때가 되어 스님들은 다 큰 방에 모여 있었다.
가사불사를 하던 방에는 아름다운 비단 조각이 바늘과 함께 널려 있어서 무심코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비단들을 손으로 어루만지며 바늘로 몇 땀을 떴다.
그때 스님들이 나와 호통을 했다.
“어디서 빌어먹는 거지가 들어와 신성한 가사불사를 망쳐 놓느냐?”
스님들은 노발대발 여간 나무라지 않았다.
공주가 꾸중을 듣고 절문을 나와 다시 개천을 건너려 하는데 뜻밖에 비와 바람이 몰아치며 뇌성벽력이 내리쳤다.
천왕문 어귀에 의지하여 비와 바람을 피하고 간신히 물을 건넜다.
먼저 뱀과 약속한 자리에 이르니 신기하게도 그 뱀은 벼락에 맞아 새까맣게 타 죽어 있었다.
거지공주는 어찌나 기쁜지 미친듯이 청평사 대웅전으로 뛰어 들어가서 부처님께 백배, 천배 절을 하였다.
“이것은 오로지 부처님의 영험하신 신통력입니다.
스님들이 입는 무상복전의(無上福田衣; 위없는 복을 심을 수 있는 옷)를 만진 큰 공덕으로 아나이다.
아무쪼록 이 은혜에 보답토록 허락하여 주옵소서.”
공주가 다시 후원으로 들어가서 주지스님을 뵙고 말했다.
“이 절에 종노릇이라도 하고 싶으니 스님께서는 자비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러나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하던 스님도 그의 말과 행색등을 낱낱이 뜯어보았다.
이는 필시 보통 여자가 아니라 간주하고 쾌히 승낙하였다.
그래서 그는 그 절에서 밥도 짓고 찬도 만들고 또 밭에 나가 김도 맸다.
하루는 대중스님들이 가사불사를 마치고 공사를 하는데 서로 화주를 맡지 않으려고 하였다.
공사의 명목은 퇴락된 큰법당을 중수하는 일이었다.
후원에서 듣고 있던 거지공주는 단정히 옷깃을 여미고 들어갔다.
“그 화주는 제가 맡겠습니다.
비록 소녀 미약하오나 부처님의 은혜가 지중하므로
이 불사는 소녀가 홀로 맡아 하겠습니다. “
공주는 떨리는 손끝으로 춘천부사와 강원감사에게 각각 한 통씩의 편지를 써서 전했다.
이 편지가 닿자마자 춘천부사와 강원감사가 준마(俊馬)로 달려왔다.
“공주마마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원나라 조정으로부터 공주님이 들어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문하던 참인데 잘 되었습니다.”
두사람은 조정에 알렸고 절 고칠 돈과 미곡과 노역을 나라에서 맡아 새 절을 잘 지었다.
이것이 현재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에 있는 청평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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